마늘은 한 번 사면 금방 없어지는 식재료가 아니었습니다. 저희 집은 마늘을 많이 사용하는 편도 아니어서 요리할 때 몇 쪽, 고기를 구워 먹는 날에는 조금 더 꺼내는 정도입니다.시골에 계신 엄마가 직접 농사지은 마늘을 보내주실 때면 양이 넉넉했습니다. 처음에는 필요할 때마다 하나씩 꺼내 쓰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다시 꺼내 보면 상태가 달라져 있었습니다. 겉으로는 괜찮아 보여도 마늘이 노랗게 변해 있거나 일부가 물러서 썩은 경우가 있었고, 결국 멀쩡한 것만 골라 먹고 나머지는 버리게 됐습니다.이 일을 몇 번 겪고 나니 마늘을 오래 두는 문제는 단순히 보관 장소 하나를 정하는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소 마늘을 얼마나 자주 쓰는지, 통째로 둘 것인지 미리 손질할 것인지에 따라 관리 ..
밥을 먹을 때 김을 꼭 꺼내 먹는 편이라 한 번 식사를 할 때도 몇 장씩 자주 꺼냅니다. 문제는 한 봉지를 다 먹지 못했을 때였습니다. 남은 김을 원래 봉지에 다시 넣고 입구를 잘 접어 밀봉해 두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그런데 다음 식사 때 꺼내 보면 바삭했던 김이 힘없이 휘어져 있고, 손으로 만졌을 때도 처음과 질감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몇 번은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도 결국 버렸습니다.처음에는 봉지를 제대로 닫지 않아서 그런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김을 여러 번 보관해 보면서 단순히 봉지를 닫는 것보다 남은 김이 공기와 습기에 얼마나 노출되는지를 줄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김이 바삭함을 잃는 것은 습기와 무관하지 않습니다김은 원래 수분을 적게 유지하도록 건조한 식품입니다. 건조..
양파는 떨어지면 꼭 아쉬운 식재료입니다. 찌개를 끓일 때도 필요하고 볶음밥이나 고기 요리를 할 때도 자주 들어가서 집에 몇 개씩은 늘 있어야 마음이 놓입니다.저희 집은 양파를 특히 좋아하는 편이라 한동안은 따로 많이 사지 않았습니다. 시골에 계신 엄마가 양파를 보내주실 때가 많았고, 가족들이 워낙 잘 먹다 보니 보내주신 양파도 오래 남지 않았습니다.그런데 어느 날 집에 양파가 하나도 없었습니다.마침 동네 장이 열렸는데 양파가 저렴하게 나와 있었습니다. 어차피 자주 먹는 식재료라 낱개로 몇 개만 사기보다 큰 한 망을 사 왔습니다. 평소 먹는 속도를 생각하면 금방 없어질 거라고 생각했습니다.집에 돌아와 보니 한 망을 둘 만한 마땅한 장소가 없었습니다. 주방은 공간이 부족했고 냉장고에 넣기에도 양이 많았습니다..
시장에 갔다가 감자가 저렴하게 나와 있으면 한 봉지씩 사 오게 됩니다. 저도 감자볶음이나 찌개에 넣어 먹으려고 평소보다 넉넉하게 사 온 적이 있습니다.그때는 한 가지를 별로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감자는 오래 두고 먹을 식재료니까 냉장고에 넣어두면 더 오래 보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그래서 사 온 감자 한 봉지를 그대로 냉장고 야채칸에 넣었습니다.며칠 뒤 감자볶음을 해 먹으려고 꺼냈는데 생각보다 상태가 달라져 있었습니다. 감자에 싹이 올라와 있었고, 결국 먹지 못하는 것은 골라내 버렸습니다.지금 생각해 보면 냉장고에 넣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싹이 생겼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감자의 싹은 보관 기간이나 온도, 빛 등 여러 조건의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다만 이 일을 겪고 나서 한 가지는 확실히 ..
냉장고를 열었을 때 안에 음식이 가득한데도 정작 먹으려던 반찬은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앞에 놓인 용기를 하나씩 꺼내야 뒤쪽이 보이고, 겨우 찾은 음식은 언제 넣어둔 것인지 기억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냉장고를 깨끗하게 비우고 다시 정리하는 것만으로는 이런 상황이 오래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음식을 계속 넣고 꺼내는 공간인 만큼, 정리한 뒤 다시 복잡해지는 과정에도 일정한 이유가 있었습니다.제가 냉장고를 정리하면서 눈여겨본 것은 수납공간의 크기보다 음식이 서로를 가리는 방식이었습니다.냉장고가 복잡해지는 순간은 장을 본 직후였습니다냉장고가 가장 깔끔한 순간은 의외로 정리를 끝낸 직후가 아닙니다.장을 보기 전에는 냉장고 안의 음식이 어느 정도 줄어 있기 때문에 공간이 생깁니다. 그러다 장을 보고 돌아오..
깨끗하게 세탁한 빨래에서 꿉꿉한 냄새가 계속 남는다면 세제만 늘려서는 해결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빨래를 모아서 세탁하던 제가 놓치고 있던 부분과 바꿔본 과정을 정리했습니다. 빨래에서 꿉꿉한 냄새가 나면 세탁이 부족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저도 빨래를 모아서 하는 편이라 한 번 돌릴 때 양이 많았고, 깨끗하게 빨고 싶은 마음에 세제와 섬유유연제를 넉넉하게 넣었습니다. 그런데 세탁을 다시 돌려도 냄새가 남는 날이 있었습니다.인터넷에서 식초를 넣어보라는 이야기를 보고 조금 넣어본 적도 있습니다. 여러 방법을 써보고 나서야 제가 처음부터 놓치고 있던 부분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빨래를 많이 모아서 할수록 세제를 더 넣었던 습관저는 빨래가 많으면 세제도 그만큼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평소보다 빨래가 많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