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5월쯤이면 선풍기를 꺼내는 것 같습니다.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하면 창고에 넣어 두었던 선풍기를 찾아 헤드 부분에 씌워 둔 큰 비닐봉지부터 벗겨냅니다. 먼지가 쌓이지 않도록 비닐로 덮어 두었으니 깨끗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꺼내 보니 예상과 달랐습니다.날개 표면에는 뿌옇게 먼지가 내려앉아 있었고, 날개 모서리 쪽에는 까맣고 끈적한 먼지 같은 오염물이 붙어 있었습니다. 마른 먼지처럼 가볍게 털어낼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그대로 사용하기에는 찝찝해서 선풍기를 분리한 뒤 물티슈로 날개를 하나씩 닦았습니다.비닐봉지를 씌워 보관했는데도 왜 이런 오염이 생겼을까요? 선풍기를 사용하지 않는 동안에도 주변 먼지가 틈새로 들어갈 수 있고, 이전에 사용하면서 남은 오염물이 그대로 굳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
선풍기만으로는 더위를 견디기 힘들었던 날, 결국 에어컨을 켰습니다. 한동안 사용하지 않아 씌워 두었던 커버를 벗기고 전원을 누르자 방 안에 꿉꿉한 냄새가 퍼졌습니다. 마치 걸레를 오래 방치했을 때처럼 불쾌한 냄새였습니다.에어컨 앞쪽 덮개를 열어 필터를 꺼내 보니 시커먼 먼지가 잔뜩 붙어 있었습니다. 평소에는 눈에 잘 띄지 않는 부분이라 이렇게까지 오염됐을 줄은 몰랐습니다. 필터를 분리해 물로 씻어보니 검게 묻어 있던 먼지가 씻겨 나왔습니다.에어컨은 사용하지 않는 동안에도 실내 먼지가 쌓일 수 있습니다. 커버를 씌워 두었다고 해서 필터까지 깨끗하게 유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랫동안 가동하지 않았다가 다시 사용하는 시기에는 필터 상태를 확인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필터는 에어컨 내부로 들어가는 공기에서 먼지 ..
음식물 쓰레기는 양이 많지 않아도 냄새가 꽤 빨리 생깁니다. 특히 싱크대에 남겨둔 채 하루 이틀 지나면 주방에 들어갔을 때 음식 냄새가 먼저 느껴질 정도가 되기도 합니다.혼자 자취하던 시절에는 이걸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습니다. 귀찮다는 이유로 설거지를 하면서 나온 음식물 찌꺼기를 싱크대 한쪽에 모아두고 나중에 한꺼번에 버리곤 했습니다. 양이 얼마 되지 않았다는 것이 핑계였습니다.문제는 양이 아니었습니다. 며칠 지나지 않아 싱크대 주변에서 냄새가 나기 시작했고, 어느 순간부터는 작은 날파리까지 보였습니다. 한두 마리가 날아다니는 정도가 아니라 음식물을 치우지 않은 날이 이어질수록 눈에 띄게 많아졌습니다.그 뒤로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기준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많은 양이 모일 때까지 기다리는 대신 냄새..
밥을 할 때마다 양을 딱 맞추기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저도 밥을 조금 넉넉하게 해두는 편이라 식사를 마치고 보면 한 공기 정도가 남는 일이 자주 있었습니다.처음에는 남은 밥을 그냥 버렸습니다. 한 공기 정도라 다시 먹기 애매했고, 냉장고에 넣었다가 나중에 먹어도 맛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있었습니다.그래도 계속 버리자니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어느 날부터 남은 밥을 반찬통에 담아 냉장고에 넣어봤습니다. 다음 식사 때 전자레인지에 데우면 새로 한 밥처럼 먹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그런데 막상 먹어보니 예상과 달랐습니다. 밥알이 처음보다 퍽퍽했고 찰기도 줄어든 느낌이었습니다. 따뜻하게 데웠는데도 갓 지은 밥의 부드러운 식감과는 꽤 차이가 났습니다.그때부터 남은 밥을 냉장고에 넣는 것 자체보다 냉장 ..
마늘은 한 번 사면 금방 없어지는 식재료가 아니었습니다. 저희 집은 마늘을 많이 사용하는 편도 아니어서 요리할 때 몇 쪽, 고기를 구워 먹는 날에는 조금 더 꺼내는 정도입니다.시골에 계신 엄마가 직접 농사지은 마늘을 보내주실 때면 양이 넉넉했습니다. 처음에는 필요할 때마다 하나씩 꺼내 쓰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다시 꺼내 보면 상태가 달라져 있었습니다. 겉으로는 괜찮아 보여도 마늘이 노랗게 변해 있거나 일부가 물러서 썩은 경우가 있었고, 결국 멀쩡한 것만 골라 먹고 나머지는 버리게 됐습니다.이 일을 몇 번 겪고 나니 마늘을 오래 두는 문제는 단순히 보관 장소 하나를 정하는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소 마늘을 얼마나 자주 쓰는지, 통째로 둘 것인지 미리 손질할 것인지에 따라 관리 ..
밥을 먹을 때 김을 꼭 꺼내 먹는 편이라 한 번 식사를 할 때도 몇 장씩 자주 꺼냅니다. 문제는 한 봉지를 다 먹지 못했을 때였습니다. 남은 김을 원래 봉지에 다시 넣고 입구를 잘 접어 밀봉해 두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그런데 다음 식사 때 꺼내 보면 바삭했던 김이 힘없이 휘어져 있고, 손으로 만졌을 때도 처음과 질감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몇 번은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도 결국 버렸습니다.처음에는 봉지를 제대로 닫지 않아서 그런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김을 여러 번 보관해 보면서 단순히 봉지를 닫는 것보다 남은 김이 공기와 습기에 얼마나 노출되는지를 줄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김이 바삭함을 잃는 것은 습기와 무관하지 않습니다김은 원래 수분을 적게 유지하도록 건조한 식품입니다. 건조..